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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마인드와 행동을 탐구하는 새로운 과학, 진화심리학(1)

by FINF 2023.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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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생물학의 오랫동안 거쳐온 깊은 발전 과정을 살펴보자. 찰스 다윈이 등장하기 오래전부터 진화(긴 시간에 걸쳐서 생물에게 일어난 변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다윈 이전에는 생물의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설명할 수 있는 인과 과정에 관한 이론이 없었다. 자연 선택론은 다윈이 진화생물학에 기여한 첫 번째 업적이었다. 자연 선택을 이루는 세 가지 필수 요소는 유전, 변이, 선택이다. 자연 선택은 유전된 일부 변이가 다른 변이보다 생식적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둘 때 일어난다. 요컨대, 자연 선택은 유전된 변이의 차등적 생식 성공 때문에 긴 시간에 걸쳐 일어나는 변화로 정의할 수 있다.

  자연 선택론은 생물과학에 통합 이론을 제공했고, 중요한 수수께끼를 여러 가지 해결했다. 첫째, 모든 생물을 하나의 거대한 계통수로 통합했고, 그와 동시에 생명의 거대한 체계에서 사람의 위치가 어디인지 드러냈다. 둘째, 새로운 종의 기원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제시했다. 셋째, 자연 선택론은 변화, 즉 생물 구조의 변형이 긴 시간에 걸쳐 일어나는 인과 과정을 제시했다. 결함을 찾아내려는 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자연 선택론이 150여 년에 걸친 과학적 검증을 견디고 살아남았다는 사실은 위대한 과학 이론으로서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종종 ‘생존 선택론’이라고도 부르는 자연 선택론에 더해 다윈은 성 선택론이라는 두 번째 진화론을 만들었다. 성 선택론은 생존 성공보다는 짝짓기 성공 때문에 나타나는 특성의 진화를 다룬다. 성 선택은 동성 간 경쟁과 이성 간 경쟁이라는 두 과정을 통해 작용한다. 동성 간 경쟁에서는 동성끼리의 경쟁에서 승리한 동물이 이성에 대한 성적 접근 기회가 더 많기 때문에 생식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성 간 경쟁에서는 반대 성이 선호하는 속성을 가진 개체가 생식할 가능성이 더 높다. 성 선택의 두 가지 과정은 모두 진화(짝짓기 성공의 차이 때문에 긴 시간에 걸쳐 일어난 변화)로 이어진다.

  그러나 많은 생물학자에게는 다윈의 진화론에 제대로 된 유전 이론이 빠져 있다는 점이 큰 난점이었다. 그 이론은 그레고어 멘델의 연구가 제대로 인정받고 현대적 종합이라는 운동을 통해 다윈의 자연 선택론과 합쳐지면서 나왔다. 이 이론에 따르면, 유전은 양부모의 속성이 혼합되어 일어나는 게 아니라, 입자적으로 일어난다. 다시 말해서, 유전의 기본 단위인 유전자가 독립적인 단위의 형태로 존재하면서 서로 섞이지 않고 온전히 자식에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입자 유전설은 다윈의 자연 선택론에 빠져 있던 요소를 제공했다. 현대적 종합이 일어난 뒤에 콘라트 로렌츠와 니콜라스 틴베르헌이라는 두 유럽 생물학자가 동물행동학이라는 새로운 운동을 일으켰는데, 이 운동은 행동의 기원과 기능에 초점을 맞춰 동물의 행동을 유전학적 맥락에서 파악하려고 시도했다.

  1964년, 윌리엄 해밀턴이 혁명적인 논문 두 편을 발표했는데, 여기서 그는 자연 선택론을 수정하여 다시 기술했다. 해밀턴의 주장에 따르면, 선택이 작용하는 과정은 단지 고전적 적합도(자손을 직접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전적 근 연도에 따라 가중치가 달라지는 포괄 적합도(개체의 행동이 유전적 친척의 생식적 성공에 미치는 효과까지 포함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포괄 적합도 이론은 ‘유전자의 눈’으로 선택을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자연 선택이 일어나는 과정에 대해 더 정확한 이론을 제공했다.

  1966년, 조지 윌리엄스가 지금은 고전이 된 《적응과 자연 선택》을 출간했는데, 이것은 세 가지 효과를 낳았다. 첫째, 집단 선택설의 몰락을 가져왔다. 둘째, 해밀턴의 혁명을 촉진했다. 셋째, 효율성, 신뢰성, 정확성처럼 적응을 확인하는 데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 1970년대에 로버트 트리버스는 해밀턴과 윌리엄스의 연구를 바탕으로 획기적인 이론을 세 가지 내놓았는데, 상호 이타성, 부모의 투자,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이라는 이 이론들은 지금까지도 중요하다.

 

  1975년, 에드워드 윌슨이 《사회생물학: 새로운 종합》을 출간했다. 이 책은 진화생물학에서 일어난 주요 발전을 종합하려고 시도했다. 윌슨의 책은 사람에 초점을 맞춘 마지막 장 때문에 논란을 일으켰다. 윌슨은 거기서 일련의 가설을 제시했지만, 경험적 데이터는 거의 제시하지 않았다.

  진화론을 사용해 인간 행동을 설명하려는 시도뿐만 아니라 윌슨의 책에 대한 반발 중 많은 것은 몇 가지 중요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오해와는 반대로 진화론은 인간 행동이 유전적으로 결정된다고 말하지 않으며, 인간 행동이 변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도 않는다. 또한 최적 상태로 설계된 것이라고 암시하지도 않는다.

  다양한 분야에서 나온 증거들은 현생 인류의 탄생에 이르는 진화 과정에서 일어난 중요한 사건들을 일부 확인해주었다. 사람은 포유류인데, 포유류가 지구에 처음 나타난 것은 2억 년이 넘는다. 우리는 8500만 년 전에 시작된 영장류 계통에서 갈라져 나왔다. 우리 조상은 440만 년 전에 두발 보행을 시작했고, 250만 년 전에 조야한 석기를 만들었으며, 160만 년 전에 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우리 조상의 뇌가 커지면서 더 정교한 도구와 기술이 발전했고, 세계 각지의 많은 장소로 이주해 정착하기 시작했다.

  진화생물학 안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동안 심리학 분야는 다른 길을 걸어갔다. 지크문트 프로이트는 다윈의 자연 선택론과 성 선택론에 각각 대응하는 생명 보존 본능과 성적 본능 이론을 주장함으로써 생존과 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890년, 윌리엄 제임스는《심리학 원리》를 출간하여 사람은 많은 종류의 본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920년대에 미국 심리학계는 진화론 개념에 등을 돌리고, 학습에 관한 몇 가지 일반적인 원리로 인간 행동의 복잡성을 설명할 수 있다는 급진적 행동주의와 손을 잡았다. 그러나 1960년대에 학습의 일반 법칙과 어긋나는 경험적 발견들이 나왔다. 해리 할로는 원숭이가 철망 ‘어미’를 통해 일차적 먹이 강화를 받더라도 철망 어미를 더 좋아하진 않는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보여주었다. 존 가르시아는 생물은 어떤 것을 다른 것보다 더 쉽고 빠르게 배운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외부의 강화 수반성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일이 생물의 뇌 속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이러한 발견의 축적은 사람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인지 혁명으로 이어졌다. 인지 혁명은 정보 처리 은유(특정 형태의 정보를 입력으로 받아들이고, 결정 규칙을 통해 그 정보를 변형하고, 행동을 출력으로 내놓는 머리 내부에서 일어나는 기제의 기술)가 그 바탕이 되었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어떤 종류의 정보를 잘 처리하는 반면 다른 종류의 정보는 잘 처리하지 못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개념은 현대 심리학과 현대 진화생물학의 진정한 종합을 대표하는 진화심리학이 등장할 무대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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